1. 무선통신기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현 음악 시장과 오디오 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꾼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1993년에 MPEG-1의 오디오 규격에 맞게 개발된 압축 포맷인 MP3가 등장하게 되면서 더 이상 LP나 CD로 음악을 듣는 것은 구시대적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여기에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음악 시장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렸다. 때문에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음반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CD또한 잘 팔리지 않았으며, CD 플레이어나 턴테이블 같은 오디오 장비는 고리타분한 골동품으로 가치가 떨어지게 되었다. 대신에 그 자리를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이 차지하면서 음악 감상을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니라 사람들 생활 속의 일부로 대중화시키게 되었다.

 이처럼 음악이 대중화되고 생활화 되면서 사람들은 손실 없는 아날로그의 고음질을 추구하기 보다는 조금 음질이 떨어지더라도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수요가 변화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무선통신’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실제로 아래 통계를 살펴보면 무선통신기술을 활용한 오디오 시장이 기존의 스피커나 이어폰 시장보다 훨씬 커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출하량과 사용 현황 그래프를 통해 예전에 LP나 CD에서 MP3로 트랜드가 변화한 것처럼 이제는 일반 오디오 장비에서 무선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수요가 바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Fig 1. 오디오 기기 시장 변화 추이


 그렇다면 무선통신기술이란 대체 무엇일까? 무선통신이란 이름 그대로 별다른 선 필요 없이 보다 음악을 편리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오디오 장비만으로도 간단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비단 휴대성만 갖춘 것이 아니라 활용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예를 들어 공연장에서 마이크나 악기에 무선통신기술을 적용하여 케이블 없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나 여러 대의 스피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같은 음악을 듣거나 각기 다른 음악을 듣는 등 음악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확장성 있게 적용 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볼 때 무선통신분야는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하나의 트랜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볼 수 있다.


2. 무선통신시스템 구조

 무선통신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은 통신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성 요소를 공유한다. 먼저 오디오 소스란 오디오 신호를 포함하는 장치, 즉 음원을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의미하며 오디오 송신부를 통해 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하게 된다. 다음으로 싱크 라고도 불리는 오디오 수신부가 전송된 신호를 수신하게 되고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재생장치로 전달함으로서 무선 오디오 전송이 완료된다.


Fig 2. 무선통신시스템 구조


 위 같은 구조의 가장 적절한 예가 바로 FM 라디오이며 비록 오디오 음질이 좋지는 않지만 전송 시스템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작은 송신기만으로도 신호를 전송할 수 있으며 전파가 도달하는 범위 이내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수신기를 통해 신호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Fig 3. FM라디오 구조


3. 무선통신기술 종류

▪ 블루투스 통신

 블루투스(Bluetooth) 통신은 본래 오디오 신호 전송이 아닌 근거리 데이터 통신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때문에 초기에는 이러한 물리적 기반을 바탕으로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 혹은 디바이스간 데이터 전송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오디오 신호 전송과 관련해서는 HFP라는 휴대전화 통신간에 음성을 송수신할 수 있는 프로파일을 지원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단순한 음성 전달에 불과했으며 주파수 대역폭이 불과 8Khz로 제한되기 때문에 고음질의 오디오 전송을 위한 용도는 아니었다. 따라서 오디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블루투스용 프로파일이 별도로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A2DP(Advanced Audio Distribution Profile) 이다.

 A2DP란 블루투스 통신의 대역폭 내에서 오디오 신호를 전송할 수 있도록 신호를 SBC(Sub Band Coding) 코덱을 통해 압축하여 보내는 프로파일을 의미하며 이렇게 보낸 신호는 오디오 수신부에서 다시 SBC 코덱을 통해 디코딩하여 소리를 재생시킬 수 있다. 비록 신호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음질의 저하가 있지만 오디오 신호의 무선 전송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스피커 및 헤드셋에 표준기능으로 적용되었다.


Fig 4. Source-Sink 간 블루투스 통신 과정


 그런데 사실 SBC 코덱은 다른 코덱에 비해 압축 효율이 뛰어나지 않으며 음질이 초창기 MP3 수준에 불과하여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다. 또한 대역폭 자체가 좁아서 고역대의 소리를 제대로 전송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지닌다. 때문에 최근에는 보다 효율적인 압축 알고리즘을 활용한 애플의 AAC(Advanced Audio Coding)이나 소니의 LDAC가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에서 오디오 대역폭을 늘리고 지연시간을 최소화한 CSR의 apt-X 코덱이 가장 대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Fig 5. apt-X Codec


 우리의 귀는 어느 한 주파수에서 큰 소리가 울릴 때, 이와 동시에 발생하는 주변 주파수의 약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이를 마스킹 효과(Masking effect)라고 하는데 apt-X 코덱은 이와 같은 특성을 응용하여 마스킹되는 주파수의 정보를 삭제하여 데이터량을 줄일 수 있는 알고리즘을 토대로 구현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CD수준의 고음질 오디오 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코덱에 따른 차이는 비단 음질뿐만이 아니라 지연시간에서도 나타난다. SBC 코덱은 패킷이 전송될 때 정해진 양의 패킷이 전송되기 전까지 디코딩을 진행하지 않는 방식인 반면에, apt-X코덱의 경우 ‘apt-X 워드’ 라는 작은 데이터로 분할 전송하고 이를 수신 단계에서 순차적으로 받아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러한 차이는 각 코덱의 지연시간을 보면 명확해지는데 apt-X 코덱의 지연시간이 40ms인 것에 비해 SBC 코덱은 250ms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통상적인 블루투스 오디오 장비들은 대부분이 SBC 방식이며 apt-X 방식의 경우 같은 코덱의 장비끼리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편리함과 음질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봤을 때 앞으로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여 압축 코덱의 표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볼 수 있다.


▪ Wi-Fi 통신

 와이파이 통신은 알다시피 IEEE 802.11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장치들 간의 데이터 전송 규약이다. 즉 네트워크 개념을 토대로 이더넷 방식의 랜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이다. 음향분야에서는 이 데이터가 오디오와 비디오를 전송하는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어진 DLNA (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DLNA란 쉽게 말해 와이파이 공유기를 중심으로 각 기기들을 호환하여 연결시키는 가정용 네트워크를 의미하며 전자 기기들 간에 AP(Wireless Access Point)를 경유해 오디오와 비디오를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기술은 TCP/IP 기반의 네트워크상에서 UPnP(Universal Plug and Play)라는 자동으로 무선 장비를 인식하고 추가해주는 프로토콜을 통해 기기간의 접속이 이루어져 데이트를 주고받게 된다.


Fig 6. DLNA/UPnP Media Server


 위와 같은 특징 덕분에 DLNA 방식은 데이터 재생에 있어서 대역폭의 제한이 거의 없다. 앞에서 설명한 블루투스 통신의 경우 정해진 대역폭 내에서 오디오 신호를 전송해야 했기 때문에 SBC나 apt-X 코덱 같이 압축 알고리즘이 중요했던 반면 와이파이 통신은 오디오의 변형 없이 원본 그대로 전송이 가능하다. 즉 인코딩이나 디코딩이 필요 없이 원본 파일 그대로 무선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음질 부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진다.


 

Bluetooth

Wi-Fi 

주파수 

2.4GHz

2.4 / 5GHz 

요구조건 

1:1 Paring

같은 네트워크 상에서

연결된 Device 

전송음질

16bit 44.1KHz 

24bit 192KHz 

통신범위 

~10m 

~100m 

대역폭 

512Kbps 

수십 Mbps 

소비전력 

매우 낮음 

중간 

Fig 7. 블루투스-와이파이 통신 비교


 정확한 수치를 통해 블루투스 통신과 와이파이 통신을 비교해보면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블루투스 통신의 경우 아무리 좋은 코덱과 압축 알고리즘을 사용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16bit 44.1KHz의 CD 수준의 음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대역폭 또한 A2DP 방식에서 전송폭의 상한선이 512Kbps로 제한된다. 반면에 와이파이 통신의 경우 전송 대역폭이 수십 Mbps 수준으로 매우 넓고 이로 인해 음질 또한 24bit 192KHz의 고음질 및 고용량 음원 전송이 가능하다.

 물론 음질이나 대역폭 같은 특성들을 가지고 어떤 통신이 좋은지 판단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제한된 기술이든 기능이 좋은 기술이든 그 쓰임새에 맞게 쓰여야 된다는 것이다. 하이파이를 대체할 오디오 시스템을 찾는다면 블루투스 스피커는 반드시 피해야할 제품일 것이다. 반면에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스피커를 찾는다면 무선 랜 연결이 필수적인 와이파이 스피커는 쓸모가 없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용 편의성과 사용 용도 같은 요소들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용도와 목적에 맞게 쓰는 것이 효과적으로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사용하는 법이다.


4. 오디오 시장의 향후 전망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디오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 이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추세로 바뀌었고 값비싼 오디오 시스템을 구입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에 연결하여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장비를 구입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에 들어오면서 1인 가구, 핵가족화 되면서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들어 인원이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주거공간이 작아지게 되었고 이 때문에 덩치 큰 오디오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이가 줄어들었다.

 오디오 기기 관련 매출을 살펴보면 스마트폰과 더불어 헤드폰·이어폰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고 소형 오디오 기기들과 사운드바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입문용 소형 오디오 시스템과 무선통신 기술이 접목된 오디오 기기들의 판매는 늘었지만, 유선으로 동작하며 설치가 복잡하고 덩치 큰 제품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Fig 8. 스피커 시장 규모 및 향후 전망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볼 때 앞으로 오디오 시장은 ‘무선 오디오 시스템’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스피커 자체 기술이 중요했기 때문에 오디오 전문 업체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디지털음원의 등장과 IT기술을 활용한 사용 편의성 및 디자인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IT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무선통신기술 또한 과거에 비해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더 이상 유무선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 음질 부분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음향 오디오 시장에서 무선통신분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